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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1에서 본 AI, 그리고 개발자의 방향성

아이언맨 1에서 본 AI, 그리고 개발자의 방향성

영화 <아이언맨 1>에서 집으로 돌아온 토니는 새로운 슈트의 테스트 중 맞닥뜨린 문제의 해결을 자신의 AI 비서 ‘자비스’와 논의한다. (당시 영화 자막으로 ‘결빙 문제’라고 본 기억이 있다.)

이 장면에서 토니는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된다. AI 비서인 ‘자비스’는 이를 옆에서 보조할 뿐이다.

마주한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자비스’에게 맡기고 자신은 손놓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 제안까지 한다. 자비스는 옆에서 그를 돕는다.

나는 이 장면에서 인류가 AI를 대할 때 가져야 할 자세를 보았다. 이는 지금 당장에도, 그리고 근 미래에까지도 유효해보인다.

단순히 그 장면 뿐만이 아니라 영화 전반적인 부분에서, 그리고 이후 후속작에서 토니는 여러 상황에 자비스의 도움을 받는다. 만약 ‘자비스’가 없었더라도 토니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일들이다. 다만 시간과 노력이 좀 더 들었을 것이다.

자비스를 쓰지 않아도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자비스를 사용함으로써 효율적이고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다.


23년 어느순간부터 등장한 ChatGPT는 이미 우리 삶에 다양한 부분에 뿌리를 내려 그 영향력을 과시한다. 이는 단순히 ChatGPT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LLM, 챗봇, 인공지능 서비스 광범위한 것들에 해당하는 말이다.

개발자로서, 엔지니어로서 이제는 과포화일 정도로 많은 인공지능 보조들이 내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다. 아직 취업전선에 제대로 몸담구지도 못해봣는데, 벌써 밥그릇을 뺏길까 두렵기도 하다.

짧지않은 시간 동안 나 스스로의 쓸모에 있어, 사회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생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오고 있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나름대로 그 방향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이언맨 1의 그 장면이 어쩌면 나와 지구상의 모든 개발자들에게 “이렇게 대하는 건 어떨까?”하고 제안하는 것 같았다. 해방감이 들었다. 앞뒤좌우 가로막혀 있던 생각이 흐를 여지가 생긴 것 같다.

적어도 아직까진 이런 제안의 타당성은 충분해 보인다. 왜냐면 나는 지금까지 몇차례 ChatGPT를 바보같이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부분까지 전부 AI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전부 맡겨버린 적이 있지만, 내 기억에는 그럴 때마다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주지는 못했다. 거기다 이런 작업만 반복한다면, 과연 프로젝트에서 나는 뭘 배울 수 있을까. 나중에 면접에서는 뭐라고 할까? 프롬프트 잘 쓰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나는 AI없이도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AI를 다뤄 슬기롭게 일할 줄 알아야 한다.

문제 분석과 해결방안 제안과 같이 중요한 부분은 사람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는다. AI는 이 과정을 도와줄 뿐이다.


언젠가 아버지와의 저녁시간에 이와 비슷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물었다. “AI의 발전이 과연 모든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가?”

아버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질 사람은 필요하다고 말하셨다.

아직까지 내가 그 말의 뜻을 온전히 이해한 것 같지는 않지만, 짐작은 간다.

회사에서 일해본 경험은 없지만, 조별과제와 회사 일이 닮아있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해온 몇차례의 조별과제의 경험에 기반해 그 말씀의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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