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존재

드라마 : 응답하라 1988

• “우정과 사랑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요?”
  • 시대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이 질문은, 우리 사회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잘 보여준다.
•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것
  • 친구는 공동체를 상징한다.
    •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함께해야 할 존재.
    • 공동체의 존속, 행복과 같은 공동체적 가치가 친구를 걱정하게 만든다.
      • 마치 <응답하라 1988>의 정환과 택이처럼

  • 이성에 대한 사랑은 개인을 상징한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충실할 때야 비로소 우리는 이성에게로 직진할 수 있다.

•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점점 공동체에서 개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과거에 비해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더 소중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욕구를 보류하는 것보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더 가치있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 공간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 공동체와 개인은 모두 소중하다.
  • 공동체의 가치가 개인의 가치를 집어삼킨다면,
    • 개인의 감정을 억압하고 자유를 속박하기 쉽다.
  • 개인의 가치가 공동체를 집어삼킨다면,
    • 사람은 목적이 되지 못한다.
    • 개개인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돈과 경쟁의 가치만이 높게 평가된다.

• 돈과 경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돈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우리는 경쟁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

  • 문제는 이 둘의 가치가 다른 가치들을 모두 무력화시킬 때 발생한다.

    돈에 관한 생각은 인간관계에 대한 관심을 감소시키고, 사람을 거래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미국 UCLA의 사회 심리학자인 유진 카루소 등의 연구에 따르면 돈에 대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활성화되면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사회적 불평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따라서 돈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활성화되는 사회에서 인간은 친밀감을 나누는 대상이 아니라 거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사람과의 따뜻한 상호작용은 부담스러워하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관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관계의 단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경쟁도 마찬가지다.

• 사회적 무의식이 그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
  • 행복에 대한 수많은 연구는 모두 하나같이 행복은 관계에서 온다고 한다.
  • 하지만 돈은 고립을 유도하고, 경쟁은 불신을 야기한다.
  • 공동체의 가치가 발붙이지 못하는 곳에서 사람은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경쟁의 대상이 될 뿐이다.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절이다. 사람과 돈, 그리고 경쟁에 대해서 적지않은 시간동안 고민해봤다. 내가 언젠간 대한민국의 차가운 경쟁사회에 내던져질 것이라고 생각한 때부터. 아마 고등학교 1학년 즈음부터였던 것같다.

그래서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몇가지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도 결국 돈을 싫어할 수 없는 속물이다. 하지만 언제나 돈보다 더 중요한건 사람이다..

지금까지 나로 살아오면서 내가 나에 대해 느낀 점 중에 하나는, 나는 돈을 참 좋아한다는 것이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는 나에게 잠깐의 휴식을 제공할 수 있고, 더 많이 낼수록 호화로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본주의가 주는 선물인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선물만 주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동시에 불행도 가져다준다. 돈 때문에 아쉬운 상황을 만든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가난이라는 질병을 주며, 이는 정신을 갉아먹는다. 결국 사람보다 돈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든다.

돈이라는 건 이렇게 무섭다. 나는 이런 점들 때문에 돈을 증오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미소를 보는 건, 그 사람이 웃게 만드는 건 숫자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니지만, 돈은 그걸 가능하게 만든다. 억지로라도. 그래서 난 돈을 좋아해야 한다. 난 돈이 많아야 한다. 자본주의는 가난한 사람에게 가혹할지 몰라도, 부유한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돈이 많으면, 돈 때문에 아쉬울 상황이 안생긴다. 난 돈과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사람을 선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