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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Baram 회고록

2024년 졸업작품 프로젝트 - SaeBaram 회고

2024년 한 학기 동안 진행한 졸업작품 프로젝트가 마침내 끝났다. 사실, 기획과 전반적인 게임 구상에 걸린 시간을 모두 고려하면 한 학기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이 프로젝트는 겨울부터 시작해 24년 봄이 다가옴과 함께 서서히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처음 기획할 때, 나를 불러 준 친구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우리는 동계 기간 동안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아이디어를 더욱 구체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 나갔다. 학기가 시작된 후 약 2~3주 동안, 우리는 프로젝트의 틀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새바람”이라는 프로젝트였다.

“새바람”은 If 세계선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이다. 엔지니어인 할아버지를 따라 주인공이 부모님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운 것들

  • State Pattern의 실제 활용 - 보스 AI
  • 인벤토리 시스템 및 UI 개발
  • Scriptable Object를 사용한 간단한 데이터 저장
  • 간단한 본 애니메이션
  • 제작 시스템

내가 담당한 것들

  • 플레이어 조작
  • 조합 시스템
  • 인벤토리 시스템 및 UI 개발
  • 아이템 로그
  • 보스 전투 및 AI
  • 설정 시스템
  • 상호작용 - 간단한 본 애니메이션
  • Scriptable Object를 사용한 간단한 데이터 저장

나를 찾아온 고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예상치 못한 개인적인 고난과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게임 개발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순간이었다.

게임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지만, 당시엔 내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무엇 하나 장점 없는 내가 뭐라도 해보려 꽉 쥔 손 안에 있던 건 결국 미꾸라지였을까.

지금까지 여러 차례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지만, 대부분은 나의 흥미가 주된 이유였다. 재밌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재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게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그저 해야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모전, 대학 3학년의 강의 스케줄, 교수님이 내주신 프로젝트, 그리고 연구실 실장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 내 스케줄 속에서,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가 쌓여가는 책상을 보며 “그래도 내가 진심이기에 가능하다”며 버텨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열정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점점 나는 “열정에도 한계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를 지탱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팀원 중 가장 믿고 의지하는 친구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놀랍게도, 친구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난 네가 있어서 걱정 안 해.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든, 네가 구현해줄 수 있으니까.” 이 말은 마치 내가 기다리고 있던 말처럼 나를 위로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을 주며, 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우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힘을 모아 개발을 이어나갔다.


프로젝트 회고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면,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에는 그리고 싶은 그림은 컸지만, 그 크기에 맞는 도화지를 찾지 못한 듯한 느낌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더 나은 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회의는 다음과 같다.

  • 하나의 주제에 대해 누군가 주장과 근거를 함께 제시하면, 다른 팀원들이 이를 검토한다.
  • 주장에 대한 근거가 확실한지, 합당하며 납득 가능한 주장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게임 개발은 단순히 기술적인 도전이 아니라, 협업의 도전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말을 하고, 주장을 펼치는 행위는 결국 상대방이 이해해야 의미가 있으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설득 역시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하며, 상대방이 설득당하지 않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상대방이 설득당하지 않겠다고 주장할 때는 그 근거 역시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해야 한다.

이렇게 쓰고 나니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 후에는 논제, 이야기의 주제,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여 문서화하고 팀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어제 점심으로 먹은 메뉴도 기억하기 어려운데, 저번 주나 저번 달의 회의 내용을 기억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팀원들 모두가 이를 기억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협업이 중요한 팀 프로젝트에서는 분업이 필수적이다.

분업은 정확하고 확실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진행할 것인지, 중간 점검은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진행한 후에는 그 결과가 어떤지 등 정보를 명확히 공유하고 상기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흐지부지되기 쉽고, 자연스럽게 기한을 넘기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와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협업의 성공은 개개인의 성격과 태도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진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스스로를 포함한 모두가 나태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서로 견제하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무리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졸업작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게임을 만들기 위한 기술적 역량을 쌓는 것 이상으로, 나는 협업의 진정한 의미와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웠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앞으로의 어떤 도전에서도 나를 지탱해줄 것이다.

이제 나는 다음 도전을 준비한다. 더 명확한 목표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팀워크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 이번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은 앞으로의 나를 더욱 성장시킬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나 자신을 믿고, 함께하는 팀원들을 믿으며, 더욱 멋진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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